SJA 소식

[개인레슨/재즈피아노/이종실] 42세의 나이에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은
이종실 18-11-01 14:55 1,104 hit

 

 대학에서 오르간을 전공하고 유학을 갔다. 그 곳에서 바로크 건반악기인 쳄발로를 전공했는데 숫자저음이라는 바로크 시기의 반주 방식이 화음도 알아야하고 즉흥도 필요로 했다. 화성에 대해 그때부터 진지해진 것 같다. 한국에서 건반화성 수업을 강의하면서 바로크 시기의 화성 외에는 달리 아는 바가 없다는 부족감과 즉흥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재즈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게 되었다.

42세의 나이에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은 정말 용기가 필요했다. 머릿속에 그리기만 하다가 다행히 집 가까이 대학로라는 번화가에 아카데미가 있었고 그 길을 지나다니면서 건물을 보며 계속 내면에 동기를 부여한 것 같다. 눈도장만 찍다가 어느 날 그렇게 들어가 등록하고 내 상황에 맞는 개인 레슨 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시작된 레슨은 지금도 5년째 클래식 활동과 병행하고 있다. 재즈 공부는 내 삶과 음악에 중요한 일부분이 되었다. 음악적으로 나는 아카데미의 최대의 수혜자 중 한 명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개인레슨 과정을 통해 느낀 좋은 점들을 나눌까 한다.

 

먼저 나에게 좋은 점은 개인 활동에 대한 배려가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클래식 연주가 있을 때는 선생님과 상의 후에 레슨을 잠깐 씩 쉴 수 있었다. 하지만 레슨을 받는 동안에는 되도록 주1회 수업을 지켜나갔다. 솔직히 강의와 살림, 아이도 어려서 변동사항도 많고 숙제에 대한 부담으로 미루거나 결석하고 싶은 유혹이 매번 있었지만 이 부분은 선생님이 타협이 없으셔서 게으른 나를 그나마 지금까지 오게 해주셨다. 몇 번의 불성실한 수업준비에도 끝까지 인내로 가르쳐주신 선생님께 지금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수업을 통해 곡 작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클래식과 다르게 메트로놈에 맞춰 개연성을 가지고 솔로를 만들어야하는 어려움을 통해 내가 얼마나 음표를 쉽게 생각하고 작곡가의 의도를 생각하지 않고 연주했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학생으로서의 정체성으로 돌아가서 선생님께 배우는 연주자로서의 태도나 클래식과 다른 재즈의 접근방법 등은 많은 것을 생각하고 도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수업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실현할 수 있는 배움을 얻은 것은 어느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나의 큰 음악적 재산이 되었다.

 

아카데미는 학생에게 배려가 있는 곳이다. 아카데미의 학생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녹음스튜디오를 신청하게 되었다. 정규과정도 아닌 주1회의 레슨만 받음에도 동등한 지원 자격을 주신 것에 놀랐고 그 과정 중에 알게 된 행정실 실장님과 과장님, 녹음 스튜디오의 차장님을 보며 부족한 나를 학생이 아닌 연주자로서 존중해 주시는 배려에 감동을 받았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선생님은 앞에서 끌어주고 아카데미는 뒤에서 밀어주는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무척 원활한 곳이다.

 

클래식과 재즈는 같은 알파벳을 사용하지만 분명 다른 언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연주자가 두 개의 언어를 호의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다면 그 또한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또 하나의 기쁨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또한 내가 받은 도움과 배려에 대해 돌려드릴 수 있는 최소한의 보답이라면 더 힘을 내서 이루어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재즈를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준 서울 재즈 아카데미와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에스제이에이뮤직 · 사업자등록번호 : 114-81-69705 ·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25길6(웨스트브릿지), B2,B1,1,3,4층 · Tel. 02-766-7779 · Fax. 02-742-1068

COPYRIGHT (C) SJA. ALL RIGHTS RESERVED. login

TOP